홍익대 회화과의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유포한 용의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연휴 시작 직전이던 지난 4일 오후 학교 측의 의뢰로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강의실을 지난 5일 조사하고 피해자인 남성 모델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한 데 이어 당시 강의실에 있던 학생과 교수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자격 조사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관련자들의 휴대전화도 임의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거나 범행을 자백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사진이 올라온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조사를 벌여 게재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범행과 피해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는 데다가 용의 선상에 올릴 수 있는 대상자가 광범위하지는 않은 만큼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인 남성 모델이 여성이나 청소년은 아니지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적용 사안인 만큼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여성·청소년과가 맡아 수사하도록 했다.

지난 1일 워마드 게시판에는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학생이 직접 찍은 것으로 추측되는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에 남성 모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달리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홍대 회화과 학생회는 "게시글은 지난 2일 오후 삭제됐고, 다른 곳으로 옮겨진 사진도 모두 삭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홍대와 학생회는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상대로 자백을 유도했으나 사진 촬영·게시자가 나타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