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폭행해 지난 5일 경찰에 입건된 김모씨(31)가 원래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폭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홍 대표를 찾는 데 실패하자 대신 김 원내대표를 폭행했다는 것이다. 배후세력과 정신병력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7일 김씨가 홍 대표를 폭행하려고 국회의사당을 찾아갔다는 진술을 했다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홍 대표가 남북한 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비방하는 것을 보고 울화가 치밀어 범행을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피의자 김씨는 경기 파주에서 열리는 대북전단 살포 행사의 훼방과 홍 대표 폭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폐쇄회로TV(CCTV)에서는 사건 당일인 5일 오후 1시22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진입해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30분가량 서성이다 김씨가 빠져나오는 모습이 확인됐다. 30분 동안 당초 목표로 삼은 홍 대표를 찾아다녔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범행 하루 전 김씨가 강원 동해에서 동서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끊어놓은 정황도 드러났다. 막상 파주에 도착해 보니 경찰 저지 등으로 대북전단 살포 행사는 중지돼 있었고, 이후 김씨는 택시를 타고 여의도로 이동했다. 경찰은 “서울행 버스를 탈 때부터 통일전망대를 거쳐 국회에 갈 때까지 김씨 혼자 움직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신병력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또 특정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날 구속이 결정된 김씨는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한국당은 단식 그만하고, 마음을 잘 추슬러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범행을 혼자 계획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