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평균치 410ppm 처음으로 넘어
지구 대기 CO2 농도 온난화 안전 문턱 넘어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CO2) 농도 평균치가 지난 4월에 관측 이후 처음으로 410ppm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에 대해 과학자와 국제사회가 "안전하다"고 여기는 수준을 넘어 지구를 온난화에 더 가깝게 밀어붙이는 문턱을 넘어섰다고 표현했다.

3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4월의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치는 410ppm을 기록했다.

이전에 410 ppm을 넘어선 날은 작년 4월 18일이 처음이다.

지구의 열을 가둬 온실가스로도 불리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초기인 1880년대만 해도 280ppm에 불과했다.

그때 이후 46%나 높아진 것이다.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지만, 전체적으로 수십 년에 걸쳐 일관되게 상승하는 '킬링곡선'(keeling Curve)을 보인다.

스크립스해양연구소의 이산화탄소 프로그램 책임자인 랠프 킬링 교수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연간 약 2.5ppm의 증가세를 보이며, 2000년대보다는 2010년대의 증가세가 더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진짜 도달하고 싶지 않은 450~500ppm에 더 가까이 갔다"면서 "이는 상당히 위험한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기상과학자인 캐서린 헤이호 텍사스공대 부교수는 관련 성명을 통해 "과학자로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가 또 다른 문턱을 넘어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증가세가 실제 의미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가 유일한 안식처인 지구를 갖고 전속력으로 전례 없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처럼 높거나 이보다 더 높을 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약 300만년 전인 선신세(鮮新世) 중기 때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400ppm 정도였다.

당시 해수면은 20m 이상 올라갔으며 기온도 지금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 1천400만~2천300만년 전인 중신세(中新世) 때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500pp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극대륙의 얼음이 수십m가량 녹아 선신세 때처럼 바닷물 수위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약 3천400만년 전인 시신세(始新世)-점신세(漸新世) 경계 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750ppm에 달하고 온난화로 남극대륙에는 얼음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론하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지구가 선신세 중기나 심지어 중신세 상황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포스트는 지적했다.

킬링 교수는 지구 기온이 현재 산업화 이전보다 1도가량 높아 아직은 1.5~2도 온난화 영역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1.5도에 더 다가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점점 더 위험한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