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합격률을 계산하는 기준에 따라 서로 자신이 1위라고 주장한다. 합격률이 곧 로스쿨의 실력을 보여주는 잣대로 떠오른 만큼 각 로스쿨은 사활을 걸고 자존심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 법무부가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한 후폭풍이다.

법무부가 공개한 것은 지금까지 치러진 7차례의 변호사시험에서 학교별 응시자 대비 합격자 수(합격률)와 졸업생 중 재수·삼수·오수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합격한 사람이 몇 명인지를 말하는 누적 합격률이다.

각 로스쿨은 응시자 대비 합격률, 정원 대비 합격률, 최근 시험 합격률, 전체 시험 누적 합격률 등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기준으로 합격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응시자 대비 합격률로 따지면 올해 1월 치러진 7회 시험에서는 서울대(78.65%), 연세대(73.38%), 고려대(71.97%) 등 3개 로스쿨이 합격률 70%를 넘었다. 서울대가 1위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연세대는 7년 동안 누적 합격률로 따지면 연세대가 94.02%로 1위라고 반박했다.

고려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고려대 로스쿨은 발표 다음날 학교 홈페이지에 ‘입학 정원 기준 변호사시험 합격률 고려대 1위’란 글을 올렸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고려대(88.21%), 서울대(88.10%), 연세대(87.98%) 순이 된다는 것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고려대의 경쟁 대학인 연세대 출신이어서 고려대에 불리한 기준을 들이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1회부터 7회까지 응시자 대비 합격률로 따지면 서울대 연세대에 이어 아주대가 3위를 차지해 고려대가 밀려나는 모양새다.

최근엔 중앙대도 합격률 논란에 가세했다. 중앙대는 7회 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에서 61.84%로 6위다. 중앙대 관계자는 “입학 정원 대비 7회 시험 합격자로 따지면 중앙대가 78%로 1위”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졸업생 대비 합격률이 높은 곳은 어떻게든 3년 내 학업을 마치고자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 지방 로스쿨 원장은 “지방 로스쿨도 기준에 따라서 10위권에 들 수도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어 홍보자료를 만들 때 자신에게 유리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