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과정 따라 초등학교 프로젝트 수업 활성화
"동화 속 친구 '민수'의 속마음, 짝꿍에게 물어봐요"
"민수가 합창부에 들어가고 싶다고 아빠에게 말했다면 어떤 대답을 들었을까?"

30일 공주교대부설초등학교 4학년 2반의 독서 수업은 아이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동화책을 읽고 동화 속 주인공인 '기웅이', '민수', '동훈이'의 입장이 돼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학생 20여명 가운데 3명은 교실 앞쪽 칠판 근처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각각 기웅이와 민수, 동훈이 역할을 했다.

다른 학생들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에게 묻고 싶었던 점을 앞에 나와 앉아있는 친구 3명에게 직접 물었다.

'사내 녀석은 씨름이 최고'라고 말하는 아빠 때문에 씨름부에 들어갔지만, 실제로는 합창부에서 노래를 하고 싶었던 민수의 속마음에 대해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바쁜 '워킹맘' 엄마를 둔 동훈이와, 엄마·아빠가 자주 싸우는 기웅이에 대해서도 아이들은 궁금한 게 많았다.

교과목과 교과서, 수업방식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올해 초등학교 3∼4학년과 중·고교 1학년 학생들은 새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하게 된다.

새 교육과정의 특징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하는 것이다.

교과서 속 내용만 배우는 게 아니라 교과서를 놓고 서로 질문·답변을 하거나 토론을 하고, 직접 정한 방식으로 주제발표를 하는 등 학생들이 수업을 직접 이끌어나가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국어 시간에는 4학년 2반 학생들처럼 미리 책을 읽고 책 주인공의 입장이 돼 주인공이 했을 법한 생각을 서로 이야기해본다.

사회 시간에는 모둠별로 지역 문화유적을 둘러본 뒤 '내 고장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할 방법을 찾아본다.

유행하는 노래에 지역 이야기를 가사로 붙여 부르거나, 반 친구들끼리 역할을 정해 역할놀이를 할 수도 있다.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지식을 외워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벗어나니 아이들도 수업시간에 한결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고교 2학년 학생들이, 내후년에는 중·고교 3학년 학생들이 새 교육과정에 따라 수업하게 된다.

이날 학교를 찾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 교육과정은 창의력과 의사소통 역량 등을 길러주고자 마련된 것"이라며 "서로 토론하고 모둠수업을 하고 질문·답변을 하며 학생 참여 수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은진 씨는 "어른들은 질문할 때 보통 기대하는 대답이 있는데 요즘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로운 생각을 펼칠 수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내 생각'만 중요한 게 아니라 친구들의 생각도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