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참에, 나도 맛 좀 보자"… 평양냉면 '특수'
남북한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서울 시내 평양냉면집들은 ‘반짝 특수’를 누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찬을 위해 평양에서 냉면을 가져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을지면옥, 을밀대, 필동면옥, 우래옥 등 유명 식당들에는 오전 11시가 조금 넘긴 시간부터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평소 고령층이 평양냉면집을 많이 찾았지만, 이날은 젊은 층 손님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평양냉면이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울 입정동 을지면옥에는 11시30분께부터 20~30m씩 긴 줄이 이어졌다. 오후 1시 무렵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을지면옥 관계자는 “평소에도 줄을 서는 편이지만 오늘은 손님이 30~40%는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은 단골들이 주로 오는데 오늘은 처음 온 손님들이 많아 주문 방법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마포구 을밀대에도 골목 안쪽과 가게 밖으로 수십 미터 줄이 오후 1시가 되도록 늘어섰다. 직장 동료들과 온 심모씨(38)는 “사무실에서 TV를 보다 자연스레 점심은 평양냉면으로 하자는 말이 나왔다”며 “평양 음식을 먹으니 정상회담이 더 실감난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평양냉면을 먹고 난 후기 등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4월27일을 평양냉면 데이(Day)로 정하자’ ‘평양냉면은 피스 누들(peace noodle)로 불려야 한다’는 재치있는 게시글이 넘쳐났다.

이날 정상회담 만찬에서는 평양냉면이 화제에 올랐다. 북측은 평양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해 ‘정통 평양냉면의 맛’을 만찬장에 올렸다. 김정은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며 “대통령께서 편한 마음으로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