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도 안 지났는데… '차기 총장' 언급한 문무일
문무일 검찰총장(사진)이 “남은 검찰개혁 과제는 후임 총장에게 넘겨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25일 말했다.

문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블로그기자단 간담회에서 “검찰개혁은 원래 생각했던 것의 반 정도를 하고 있고 나머지 반도 더 하고 싶지만 구성원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기가 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총장’을 언급한 것은 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수사심의위원회 구성 등 내부 검찰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국정농단 수사와 정권교체 이후 과거 검찰과 관련한 수사가 이어지는 데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 패싱’ 논란도 제기되면서 검찰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또 “막상 취임해 보니 내부는 더 큰 혼란에 휩싸였고 외부 압력도 생각보다 강했다”며 “과거에 대해 수사하니 정치 논쟁의 한복판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에 대한 외압도 상당했음을 내비친 것이다. 검찰 구성원을 향해선 “많이 누린 사람은 변혁의 시기에 많은 고통을 겪게 돼 있다”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내용이 무엇인지 겸허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이 검찰을 보는 큰 포션(부분)은 ‘오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겸손, 무조건 겸손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이 수사 중인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검찰로 넘어올 사건’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문 총장은 “밤에 자다가 깨도 뉴스부터 보고 이 사건이 검찰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는지, 검찰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등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