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욱 알루스 대표가 충남 천안 공장 자재보관 시설에서 알루미늄 원재료(빌렛)를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정종욱 알루스 대표가 충남 천안 공장 자재보관 시설에서 알루미늄 원재료(빌렛)를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충남 천안의 알루미늄 소재 기업인 알루스(대표 정종욱)는 올초 국내 기업과 기술 협력을 통해 폭 45㎝의 알루미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압출기를 개발했다. 공장을 신설해 신제품 양산에도 나선다.

알루스는 130억원을 투자해 4500t 규모의 신형 압출기(직경 300㎜)를 충북 진천 제2공장(연면적 6만6000㎡)에 설치해 제품 생산을 본격화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정종욱 대표는 “2016년 기업부설연구소와 중국의 압출기 제조업체 20곳을 방문해 얻은 아이디어로 신형 압출기를 설계·제작했다”며 “생산 효율을 개선해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초면 기존의 두배 너비 45㎝ 알루미늄 빌렛도 가공하는 천안 알루스
기존에 보유한 직경 175㎜ 압출기(1800t)는 폭 20㎝의 알루미늄 원재료를 가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신형 압출기는 두 배 이상 넓은 제품도 가공이 가능하다. 폭 45㎝ 내외의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산업용 로봇장비 등 첨단 자동화 설비에 설치하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용접하지 않고 제작할 수 있다.

국내 처음으로 스템슬라이딩 방식을 도입해 30초 걸리던 제품 생산 시간도 20초로 단축했다. 스템슬라이딩은 압출기가 원자재를 금형에 넣고 빼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중간에 새로운 원자재를 미리 넣어주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원기둥 모양의 알루미늄 원자재를 압출기에 넣어 만든 건축자재, 자동화 설비 구조물, 거푸집 등을 납품해 지난해 3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자기기 방열판을 비롯해 TV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손잡이와 외부를 보호하는 프레임도 생산한다.

20초면 기존의 두배 너비 45㎝ 알루미늄 빌렛도 가공하는 천안 알루스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알루미늄 거푸집은 지난해 1만8000t을 생산해 전국 15개 중·대형 가설업체에 납품했다. 가설업체는 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공사현장에 이 제품을 공급한다. 거푸집은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 건물 기둥과 바닥, 벽의 틀을 짤 때 사용하는 건축자재다. 2005년부터 건설현장에 도입했는데 철로 만든 자재보다 무게가 가볍고 변형이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최근 알루미늄판 용접 없이 특수 부품을 끼워 제작한 ‘조립형 알푸스 폼(거푸집)’을 개발했다. 설인창 기업부설연구소장은 “용접 부위의 강도가 약하고 용접에 따른 열변형의 문제점을 극복했다”며 “시멘트 타설 후 분리하기 쉽고 녹이 잘 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올해 10억원을 들여 진천 공장에 월 600t 규모의 거푸집 양산 시스템을 갖추고 내년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전기자동차의 알루미늄 배터리 케이스와 충격을 흡수하는 알루미늄 범퍼 빔 등 자동차 부품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거푸집 제조를 위한 용해·압출·가공·재생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외부 업체가 폐기용 알루미늄 제품을 주면 이를 재가공해 제품을 원가에 공급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