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교육용 시신 기증한 고인 위한 추모식 열어
고대 의대가 지난 19일 오후 의대 본관 유광사홀에서 의학교육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고인의 뜻을 추모하는 감은제를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의대생과 교직원, 유가족 등 300여명이 모여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신을 기증한 58명의 숭고한 뜻을 추모했다. 이홍식 의대 학장은 "학생들이 직접 인체를 탐구하는 것은 참된 의료인을 양성하고 의학의 진일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감은제를 통해 숭고한 헌신의 의미를 생각하고 의료인으로서 소명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유가족 대표로 참석한 고 배건씨의 가족은 "2006년 시신기증 서약을 하고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다시금 떠오른다"며 "시신 기증자들 모두 지금보다 편안한 곳에서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의학과 1학년 정가람 학생대표는 "실력뿐 아니라 남을 먼저 위하는 의사, 무엇보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의사가 되도록 정진 하겠다"고 했다.

이날 감은제에서는 1년 간 시신을 기증한 58명의 이름을 호명한 뒤 이 학장 등이 제단에 헌화했다. 유가족은 탑에 새겨진 가족의 이름을 찾아 사진을 찍는 등 먼저 떠난 가족을 그리워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대의대는 매년 4월 세번째 목요일 감은제를 지낸다. 1982~2018년 1204구의 시신이 기증됐으며 시신 기증을 약정한 사례도 6925명에 이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