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반입 허용했더니 매출 늘어"… '콜키지 프리' 식당 확산
외부 주류 반입을 허용하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 와인 문화의 확산이 가장 큰 배경이다.

1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에 자리한 이십사절기, 생어거스틴, 디시룸, 더플레이스 등 식당들은 같은 건물에 입점해 있는 와인소매점 ‘와인나라’에서 산 와인을 가져오면 무료로 와인잔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외부 주류를 반입했을 때 돈을 받지 않는 이른바 ‘콜키지 프리’ 이벤트다.

와인 판매가 줄어 음식점 매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와인나라 관계자는 “이벤트 기간에 매출이 1년 전보다 35% 늘어난 식당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신촌의 피자전문점 스파카나폴리도 테이블당 외부 반입 와인 한 병까지 별도 요금을 받지 않는 이벤트를 최근 선보였다. 서양식 레스토랑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 논현동의 투뿔등심, 서울 목동의 일미락 등 고깃집에서도 무료로 와인잔을 제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콜키지 프리가 인기 검색어로 부상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1~3월 중 콜키지 프리로 검색한 양은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맛집 검색 앱(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망고플레이트는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의 콜키지 프리 맛집을 소개하는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와인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까다로워진 점도 콜키지 프리 확산의 배경이다. 음식점에서 구비하지 않은 자신만의 와인을 지인들과 나누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김동식 와인 칼럼니스트는 “한국인들이 많은 해외여행 경험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 현지에서 와인 문화를 접하는 데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트렌드도 콜키지 프리 식당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