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덕산하이메탈 회장이 울산 본사 회장실에서 ‘소재산업 입국 중심기업 덕산’이라고 쓰인 액자 앞에 서있다.  /덕산하이메탈 제공
이준호 덕산하이메탈 회장이 울산 본사 회장실에서 ‘소재산업 입국 중심기업 덕산’이라고 쓰인 액자 앞에 서있다. /덕산하이메탈 제공
울산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인 덕산하이메탈(회장 이준호)은 반도체 소자 간의 전자파 간섭현상과 열전도성을 차단하는 스프레이형 반도체 차폐 소재를 개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상용화된 기술은 금속 차폐재를 씌우는 스퍼터(sputter·박막증착장비) 공정으로 원가 상승 부담이 크다. 전자파를 반사해 다른 전자기기의 오작동을 유발하는 단점도 있다.

덕산하이메탈은 반도체 칩에 전자파를 흡수해 없애는 방식의 스프레이형 소재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스프레이 방식으로 뿌릴 수 있어 전자회로기판 부피 감소와 경량화가 가능하고 주변 부품 소재의 변형이나 불량률을 최소화한다”며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초정밀 전자파 차폐소재가 요구되는 기술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공 방식으로 코팅하는 공정 대비 30% 이상 비용도 저렴하다.

이 회사는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할 계획이다. 전 세계 전자파 차폐 시장은 지난해 6조5000억원에서 2023년에는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준호 회장은 “초소형 스마트 전자기기 시장의 성장과 전기차 시대의 도래로 전자파 차폐 소재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솔더볼에 버금가는 주력 상품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주력 생산품목인 솔더볼은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공 모양 소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반도체 기업에 공급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르고 세계 시장에서는 일본 센주메탈에 이어 2위다. 1999년 창업 첫해 3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45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2015년, 2016년 적자를 딛고 흑자전환했다.

이 회장은 덕산하이메탈 이외에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소재를 만드는 덕산네오룩스, 아연도금 전문기업인 덕산갈바텍 등 6개 회사를 경영한다. 전체 매출은 2500억원대다. 이 회장은 “5년 안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해 듀폰과 3M, 다우케미칼에 버금가는 글로벌 소재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