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영천시 '짜릿한 동맹'… 버려지는 에너지 모아 전력 생산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해 전기에너지로 바꿔 기기를 구동하거나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인 에너지 하베스팅(수확)산업 육성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영천시 녹전동 영천하이테크파크 일원에 174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하베스팅산업단지와 시험인증센터 건립, 원천기술 및 응용기술 개발 등을 추진한다고 17일 발표했다. 도와 시는 18일 영천시에서 에너지 하베스팅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기본계획수립 보고회를 연다.

이 계획에는 에너지 하베스팅 상용화를 위한 오픈랩(실험실)과 실증지원, 대용량 에너지 하베스팅 핵심원천기술 개발, 자동차 및 철도발전 주행평가구역 설정, 제로에너지 시험빌딩 건립 등이 포함돼 있다.

경상북도·영천시 '짜릿한 동맹'… 버려지는 에너지 모아 전력 생산
신체의 열이나 맥박을 이용해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충전할 필요가 없는 시계, 사람이나 자동차, 자전거 등이 지나갈 때 나오는 진동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보도블록, 자동차 배기가스를 이용한 발전, 샤워기나 변기 물내림 등 흐르는 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물방울 발전 등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사례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는 사물인터넷(IoT) 신발, 동력섬유, 솔라백팩, IoT 액세서리 등 인체와 관련된 제품과 태양전지를 보도에 설치한 솔라로드 등이 대표적이다. 도보자를 통한 도보발전 등 공공시설 분야, 차량제동 시 발전하는 플라이휠과 차량진동 발전 등 자동차 분야, 배기열 회수장치와 전기제동발전 지게차 등 산업기계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역 연구기관 관계자는 “자동차 및 일반 산업기계부품 제조업은 24시간 가동되는 고속회전 동력기계로부터 고효율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며 “연관산업인 첨단 섬유소재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친환경 신산업”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밀리와트(mW)급 전력은 모으지 않았지만 IoT나 웨어러블기기, 헬스케어기기 등 소형 저전력 전자기기에 에너지 하베스팅이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은 2016년 40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5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김영석 영천시장(사진)은 “영천을 중심으로 경산 경주 포항 등에 자동차부품, 일반산업기계, 부품소재, 섬유 등 제조업 벨트가 조성돼 있는 데다 경제자유구역인 영천하이테크파크와 대학 연구소 기업이 밀집해 있다”며 “영천은 에너지 하베스팅산업 생태계 조성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경상북도는 에너지 하베스팅 생태계 기반이 조성되면 창업밸리와 전력생산단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국내 전체 발전량의 5%만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전력을 공급하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 2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