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총 1조 투입해 '미래교육도시 서울' 만든다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이 손잡고 4년간 총 1조원 이상 예산을 투입해 ‘미래교육도시 서울’을 만들어나간다. 정책 설계부터 예산 투입·집행까지 4대 과제 36개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내용이다. 전국 최초의 ‘교육·지방자치 결합모델’이라는 의미를 특히 강조했다.

시와 교육청은 16일 서울시 신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미래교육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18~2021년의 교육 분야 4개년 협력 청사진인 셈이다. 지난 2014년 시와 교육청이 함께 20여개 분야 교육 협력사업을 발표한 경험을 토대로 한층 진화한 모델로 보면 된다. 양 기관은 “그간의 상황 변화와 교육 현장 수요를 반영해 새로 수립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문제해결역량을 키우는 혁신적 교육공간으로의 변신을 비전으로 △창의적·감성적 역량을 키우는 미래교실 조성 △쾌적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지역사회 연계 체험학습 강화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협력을 4대 핵심과제로 내건 기본계획은 36개 협력사업으로 구성됐다. 4년간 서울시와 시교육청이 총 1조889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표>'미래교육도시 서울 기본계획' 소요예산 및 주요사업 / 출처=서울교육청 제공
<표>'미래교육도시 서울 기본계획' 소요예산 및 주요사업 / 출처=서울교육청 제공
우선 미래교실 조성을 위해 ‘꿈을 담은 교실’(매년 33개교씩 총 132개교) ‘서울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센터’(매년 13개교씩 총 52개교) ‘미래형 교실’(매년 10개교씩 총 40개교) ‘협력종합예술활동 공간 구축’에 힘을 모은다.

꿈을 담은 교실은 책·걸상이 나란히 놓인 획일적 교실 대신 학교 구성원 의견을 반영,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해 교실을 종합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한옥마을에 위치한 학교는 한옥형 교실을,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많은 학급은 다문화 맞춤형 교실로 바꾸는 식이다.

서울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센터는 과학·기술·미술 등 교과와 연계한 수업이 진행된다. 빈 교실 등 교내 유휴공간이나 교육청 유관시설을 리모델링해 만들 계획. 미래형 교실에서는 책·칠판·필기구 대신 디지털 교과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실시간 화상수업 같은 다양한 IT(정보기술) 기반 자원을 활용해 창의적 수업이 진행된다. 중학교 3년 과정 중 최소 1학기 이상 뮤지컬·연극·영화를 만들고 발표하는 예술체험교육인 협력종합예술활동은 2019년 전면 시행되며 활성화를 위해 자치구 구민회관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쾌적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과제는 노후 화장실 개선(668개교), 양치대 설치(400개교), 학교 건물 내진보강(804개 동), 저화질 CC(폐쇄회로)TV 전면교체(1만1132대), 친환경 급식재료(Non-GMO·유전자변형 없는 식품)를 가공식품으로 확대 등의 세부 방안을 내놓았다.

학교 건물 내진보강을 위해 예산 2326억원을 들여 지난해 31.1%였던 내진율을 54.1%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2029년까지 서울시내 전체 학교 건물 3520개동을 100% 내진 보강할 계획이다. 인물식별이 어려워 무용지물인 100만화소 미만 CCTV 1만1132대(전체의 34%)는 200만 화소 이상으로 전량 교체한다. 학교에 공급되는 Non-GMO 친환경 급식재료도 기존 농·축·수산물에서 된장·간장·고추장·식용유 등 가공식품 26종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체험학습은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 이용한다. 공원·미술관·청소년수련관 등 시립시설 현장학습 프로그램과 ‘마을자원 방과후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시립시설 현장학습 프로그램은 올해 1380개에서 2021년 1700개로, 마을자원 방과후 프로그램은 같은 기간 1100개에서 1700개로 각각 확대 운영한다.

안전·건강·노동인권·성평등 문화 등 실생활과 밀접한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해 2018년 대비 2021년 목표치를 한강 안심 생존수영교육 1만명→2만5000명, 친환경 식생활 교육 100개교→350개교, 에너지 교육 270개교→300개교로 각각 높여 잡았다.

학교에서만 해왔던 수영교육을 한강에서 실시해 실제 위기상황에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을 비롯, ‘청소년 노동권리 수첩’을 매년 1만5000부 고교에 배포하고 특성화고 노동인권교육을 올해 39개에서 65개 학교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성평등 교육도 올해 14개에서 2021년 50개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교육청은 ‘학교 안은 교육청, 학교 밖은 서울시’라는 행정 관행의 벽을 허물고 계획수립과 집행, 평가의 전 과정을 함께하는 교육 협력사업을 확대·강화하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정병익 서울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제2기 교육협력이 혁신교육에 이어 미래교육을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서울시 자원과 교육청의 교육프로그램 및 콘텐츠 연계로 아이들의 미래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태 서울시 평생교육국장도 “4년 전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벽을 허무는 협력사업을 시작한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이 다시 한 번 선도적으로 미래교육도시 구현에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