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1일 서울 노량진역 근처 고시원에서 국가안전대진단 현장점검에 나서 화재비상벨을 눌러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1일 서울 노량진역 근처 고시원에서 국가안전대진단 현장점검에 나서 화재비상벨을 눌러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가스차단기가 안 되는 겁니까? 소화기도 너무 낡았네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S고시원을 방문해 실태를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2월부터 정부가 진행 중인 ‘국가안전대진단’ 차원에서 불시점검을 단행했다.

1990년 준공된 4층짜리 이 고시원은 외관은 멀쩡했다. 내부 상황은 반대였다. 통로는 성인 한 명이 지나가기도 버거웠다. 최상층인 4층으로 향하는 비상대피로는 안내조차 없었다. 총 39개 방에서 20명이 살고 있는 곳이다.

6.6㎡(2평)가 조금 안 되는 방 안쪽엔 소화기가 없었다. 다중이용업소안전관리특별법에 따르면 고시원은 각 방에 소화기를 둬야 한다. 그나마 비치된 소화기도 10년 주기로 해야 할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가스가 누출될 경우 이를 감지해 알리는 경보기 중앙시스템 전원은 일부가 차단돼 있었다. 고시원생들이 잠든 새벽에 어디서 가스가 새어 나와도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김 장관은 “숨조차 쉬기 힘든 좁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아니냐”며 “자식같이 생각하고 시설관리를 해 달라”고 건물주 김모씨(75)를 질타했다. 다행히 각 방 천장에 있는 화재경보기는 이상이 없었다.

김 장관은 “지난 2월 이후 점검대상인 전국 33만여 개 공공기관·시설 중 4만여 개를 대상으로 전문가 등을 투입해 점검을 마쳤다”며 “조만간 점검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