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정책결정 방식"…입시·고교체제 포함 '교육개혁 종합방안' 8월 발표
"2020대입 '수시 쏠림' 우려 대학에 전달…박춘란 차관 고발 유감"
김상곤 "2022 '열린 대입안'… 2020 수시쏠림 우려 대학에 전달"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과정에서 폭넓은 여론 수렴을 위해 구체적 개편안 대신 쟁점을 모아 '열린 안'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학생·학부모 반발에 부딪혀 보류한 이후 7개월여간 정책자문위원회 연구와 여론수렴, 전문가 자문을 진행했다.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 학생부종합전형·수능전형간 적정 비율 ▲ 선발시기(수시·정시 통합 여부) ▲ 수능 평가방법(전과목 절대평가, 상대평가, 원점수제) 등 3가지 주요 논의사항을 국가교육회의가 결정해달라고 이날 제안했다.

김 부총리는 "의견수렴 결과, 학생·학부모께서는 단순하고 공정한 대입제도를 원하고, 학교 현장은 교육과정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며 "대학과 전문가 그룹은 4차 산업혁명과 인구절벽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창의적 미래인재 양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입시에 대한 이런 다양한 의견이 있으므로 공론화를 위해 구체적 시안이 아닌 주요 논의사항만 정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부총리는 "국가교육회의에서 폭넓은 논의를 할 수 있고 국민이 공감하는 숙의·공론화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열린 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정부가 구체적인 시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논의 주제를 구체화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결정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입제도 개편과 더불어 고교 체제 개편, 고교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 등을 포함한 '교육개혁 종합방안'을 8월 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 부총리는 최근 논란이 된 2020학년도 대입전형 정시모집 확대 추진과 관련해 "일부 대학이 학종전형은 급격하게 확대하고 수능전형은 과도하게 축소해 현장 우려가 있었다"며 "(이를) 일부 대학에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각 대학이 2020학년도 입학전형 세부계획을 마무리하던 지난달 29∼30일 서울지역 일부 대학에 전화해 정시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수시 확대 기조가 줄곧 이어졌는데 왜 갑자기 입학전형 세부계획 확정 직전에 급박하게 전화를 한 것인지에 대해 교육부는 최근들어 '학종 쏠림'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박 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김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교육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학생·국민의 우려를 대학에 전달하는 것은 일상적인 과정"이라며 "차관이 고발된 것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

정치적인 판단을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교육부가 정시모집 비율 급감의 문제점에 공감했지만, 수능 절대평가 필요성을 강조해 온 김 부총리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박 차관이 직접 정시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이런 '김상곤 패싱'설에 대해 "(박 차관이 일부 대학에 전화한 것은) 부총리·차관·고등교육정책실장 등이 모두 논의해 합의한 사안"이라며 부인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 부총리는 박 차관이 전화로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하게 된 과정을 다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학생·학부모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는 기존의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