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회의 논의 중 온갖 소문 나올 것…일희일비 불필요"
'유력 수능 평가방안' 전망 엇갈려…정시·수시 통합에 무게
[2022 대입] 전문가들 "유불리 시기상조… 논의 4개월간 큰혼란 우려"
교육부가 11일 공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 시안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섣불리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오는 8월 최종확정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입제도와 관련한 쟁점들을 나열한 수준의 시안이어서 이를 이송받은 국가교육회의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국가교육회의 논의과정에서 온갖 '카더라'가 쏟아질 것"이라며 "개편안이 확정되고 나서 대응전략을 세워도 늦지 않으니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당장 대비책을 마련하고 싶다면 고등학교 내신성적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교 2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입시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쟁점을 단순 나열한 시안을 내놓은 것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입시전문가는 "학부모가 이번 시안의 핵심이 무엇이냐고 묻는데 전문가인 나조차도 답을 못하겠더라"면서 "당황을 넘어 황당하다"고 성토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지난해 수능개편을 1년 유예하며 시간을 번 교육부가 그때와 거의 비슷한 안을 시안으로 내놨다"면서 "당시 수능개편 유예가 여론을 의식한 '시간 끌기'였다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세 가지 수능 평가방법 가운데 어느 것이 유력한지는 입시전문가들 사이 말이 엇갈렸다.

세 가지 안은 '전 과목 절대평가'(1안), '영어·한국사·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하고 국어·수학·탐구영역은 상대평가 유지'(2안), '영어·한국사는 절대등급을 제공하고 국·수·탐은 원점수 제공'(3안) 등이다.

정시모집과 수시모집 통합 여부에 대해서는 대다수 입시전문가가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정시와 수시를 통합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원점수를 제공하는 방안이 제일 '단순'하지만 비판여론이 많아 도입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절대평가는 최근 정시확대 추세와 배치되는 면이 있다"면서 "대입에서 '공정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난 점도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육부 시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내놨다.

오종운 이사는 "전 과목 절대평가 시 원점수를 활용해 동점자를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원점수가 매우 중요하게 된다"면서 "그럴 거면 그냥 상대평가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지적했다.

한 학원업체 관계자는 "수능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동점자는 원점수로 변별한다고 하면 학원들만 신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능 평가방법 중 3안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우연철 팀장은 "원점수와 표준점수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한 문제라도 더 맞은 학생이 1점이라도 더 받는다는 점에서 둘은 본질에서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지금도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로 유불리가 있다"면서 "원점수를 반영할 때 난이도에 따른 선택과목 간 점수 차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시와 수시 통합이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학사운영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남윤곤 소장은 "표면적인 정상화만 가능할 것"이라며 "내신성적의 3분의 2가 완성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나면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은 수시준비, 나쁜 학생은 수능준비에만 몰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만기 소장은 "정시와 수시를 통합한다는 생각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이를 위해 수능을 11월 초로 당기면 고교 3학년 2학기 중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이 두 달 정도가 되는데 이것이 큰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