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국제공항의 보안을 점검하기 위해 가짜 폭발물을 반입하는 모의 시험과정에서 폭발물을 걸러 내지 못한 공항 외주업체 특수경비원들에게 징계가 내려지자 경비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11일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울산지부 등에 따르면 김해공항 내 방호경비 업무를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삼성티엠에스는 최근 공항 직원들이 사용하는 통로의 검문·검색을 담당하는 특수경비원에게 10% 감봉 징계를 내렸다.

지난 2월 23일 진행된 보안 점검에서 모의폭발물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모의폭발물 시험은 공항공사가 보안 점검을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다.

공항공사 규정에 따르면 보안 점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업무를 중단하고 관련 교육을 8시간 이수해야 한다.

이밖에 다른 징계 규정은 없지만 삼성티엠에스 측은 직원들의 근무가 태만했다고 보고 자체적으로 징계 처분을 내렸다.

특수경비원들은 보안을 취약하게 하는 진짜 원인은 도외시한 체 과잉 징계가 이뤄졌다며 반발한다.

한 특수경비원은 "공항 직원들이 다니는 통로의 X-RAY 장비는 노후화되고 고장이 잦은 데다가 일반 승객을 검색하는 장비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면서 "일반 승객 검색대의 경우 4명이 1조로 근무하는 데 반해 직원 통로 검색대는 2명이 1조로 근무해 보안이 취약한 인적,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비원은 또 "특수경비원들이 승객과 정당한 사유로 마찰을 빚더라도 공항 게시판에 내용이 올라오면 무조건 특수경비원의 책임만 묻고 징계를 남발한다"면서 "삼성티엠에스는 공항공사 규정에도 없는 징계를 했다"고 말했다.

공공비정규직 노조는 "공항 보안을 책임지는 특수경비가 정규직 전환 직고용 직종에서 제외되는 것도 보안을 취약하게 하는 문제"라면서 "공항의 필수적 업무임을 고려할 때 더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쥐어짜기 식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해공항 검색대 통과한 모의폭발물… 특수경비원 징계 논란
이에 공항공사 측은 특수경비원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공항공사 측은 직원 검색대의 X-RAY 장비가 정부에서 정한 교체 시기인 2021년과 2019년에 못 미치는 장비이고, 고장이 드물기는 하나 발생할 경우 직원 출입이 어려운 상황이라 유지 보수인력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서 고장이 오래가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직원 검색대 인력이 승객 검색대 인력보다 적은 것은 전국 공항에 공통적인 상황이며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승객 검색대의 경우 안내요원 1명, 문형탐지기 1명, X-RAY 요원, 액체류 등 적발을 위한 개봉 검색요원 1명 등 4명이 필요하지만, 직원 검색대의 경우 안내요원이 필요 없는 등 상황이 다르다"면서 "한국공항공사는 관련 규정에 따라 직원들에게 재교육을 요구했고 징계는 위탁업체의 자체적인 판단하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