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 치료에 쓰이는 항경련제(AED: anti-epileptic drug)가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동부대학과 독일 신경퇴행질환센터(DZNE) 연구팀은 발프로산 나트륨(sodium Valproate)을 비롯한 항경련제가 종류에 따라 치매 위험을 15%에서 최대 60%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핀란드 동부대학의 하이디 타이팔레 약리학 교수는 2005~2011년 치매 진단을 받은 7만718명과 대조군 28만2천862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항경련제를 1년 이상 지속해서 사용한 그룹이 대조군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률이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항경련제 중에서도 특히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약을 복용한 그룹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20%,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60%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항경련제는 투여 용량이 높을수록 치매 위험은 더욱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독일 신경퇴행질환센터 연구팀이 2004~2011년 여러 형태의 치매 진단을 받은 60세 이상 노인 2만325명과 대조군 8만1천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분석에서는 항경련제 사용 그룹이 대조군보다 치매 발생률이 30% 높게 나타났다.

항경련제는 간질 외에 신경통, 양극성 장애(조울증),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항경련제, 치매 위험↑"
이 연구결과는 미국 노인의학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Geriatrics Societ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