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서 채낚기-트롤어선 동원 422차례 87억원 어치 '싹쓸이'
그물로 바다 밑까지 긁어 무차별 남획…"1만원에 겨우 2마리 살 수 있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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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해양경찰서는 9일 동해에서 트롤어선과 채낚기 어선으로 오징어 1천970t을 싹쓸이 조업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어선법 위반)로 선주 A씨 등 7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동해에서 트롤어선 7척과 채낚기 어선 58척을 동원해 422차례 오징어 1천970t(87억원 상당)을 불법으로 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트롤어선들은 밤에 채낚기 어선이 집어등을 밝혀 오징어를 모으면 그물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잡는 방법으로 싹쓸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채낚기 어선들은 집어비 명목으로 16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트롤어선들은 동해 트롤조업 금지구역에서도 오징어를 무차별로 잡았고 5척은 오징어를 많이 끌어올리기 위해 선미에 롤러를 불법으로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징어' 이유 있었네… 1970t 불법 조업 71명 적발
어선 대부분이 단속을 피하려고 고무판으로 선명을 가린 채 조업한 사실도 밝혀졌다.

포항해경은 채낚기와 트롤어선 불법 공조조업 혐의를 잡고 트롤어선 조업장부와 휴대폰 압수, 위판대금·금융계좌 추적 등 수사를 벌여 범행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도 동해에서 불법 공조로 오징어 120t(9억3천만원 상당) 가량 싹쓸이한 트롤어선 선주와 채낚기어선 36척 선장 등포항해경에 붙잡혔다.

이 채낚기 어선들도 집어등을 비춰준 대가로 트롤어선 선주에게 현금이나 제삼자 계좌로 1억8천만원을 챙겼다.

트롤조업을 하면 그물로 바다 밑까지 긁는 조업 특성상 일대 오징어는 거의 씨가 마른다.

중국어선들 북한어장 싹쓸이에 우리 어선들까지 불법공 조로 오징어를 무차별 남획으로 동해안 일대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해 어민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에서는 작년까지는 1만원에 3∼4마리를 살 수 있던 오징어가 올해는 2마리도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다.

포항시 관계자는 "중국어선도 문제지만 우리 어선들이 불법 공조로 싹쓸이하는 것도 오징어 씨를 말리는 한 원인이기에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 공조조업을 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이들을 상대로 추가범행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동해에서 기승을 부리는 오징어 불법조업에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