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이번에도 못하면 특검이 나서야"
"5년 묵힌 삼성 노조파괴 의혹, 이제는 제대로 수사해야"
금속노조와 시민단체는 9일 검찰이 지난 5년간 묵혀온 삼성그룹의 노동조합 와해 의혹을 철저히 조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성역없이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와 민변, 참여연대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금속노조가 2013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청에 고소한 사건이 2016년에서야 검찰에 넘어갔으나 검찰은 단 한 차례의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제대로 재조사를 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은 지난 5년간 이 사건을 방치해왔고, 2013년에는 'S그룹 노사전략' 사건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려놓고 이제와서 삼성을 단죄하려는 모습이 낯설다"면서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철저히 수사해 그간 노동자들이 당한 고통과 억울함을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전략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노조할 권리가 헌법에 보장돼 있다는 것을 검찰은 이번 수사로 삼성에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나두식 지회장은 "검찰이 갖고 있다는 6천 건의 증거 문건에는 우리 조합원들이 하루하루 삼성과 어떻게 싸웠는지 상세히 들어있을 것"이라며 "피해자부터 불러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민변 강문대 변호사는 "S그룹 문건이 발견됐을 때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했더라면 그 이후에 불법행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검찰이 이번에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경찰에 수사를 맡기고, 삼성 수사를 덮은 검찰도 수사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 안진걸 시민위원장은 "삼성의 무자비한 노조파괴 문건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분노,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그간 검찰은 무엇을 했느냐고 원성이 터져 나오는데 이번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특검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묵힌 삼성 노조파괴 의혹, 이제는 제대로 수사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