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 추념식, 루시드폴, 이효리 / 사진 = MBC, SBS 방송 캡처
제주 4.3 사건 추념식, 루시드폴, 이효리 / 사진 = MBC, SBS 방송 캡처
가수 루시드폴과 이효리가 제주 4.3 사건 70주년 추념식에서 기념 공연, 내레이션을 맡았다.

3일 오전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70주년 추념식이 열렸다. 루시드폴은 자신의 자작곡 ‘4월의 춤’을 불렀고, 이효리는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을 낭독했다.

2015년 발매한 앨범 ‘누군가를 위한’에 수록된 ‘4월의 춤’은 4.3 평화공원을 방문했던 루시드폴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곡이다.

'4월의 춤'은 '바다는 아무 말 없이 섬의 눈물을 모아 바위에 기대 몸을 흔들며 파도로 흐느낀다지.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사람들은 4월이 오면 유채꽃으로 피어 춤을 춘다지'라는 가사가 담겼다.

또 '슬퍼하지 말라고 원망하지 말라고 우릴 미워했던 사람들도 누군가의 꽃이었을 테니 미워하지 말라고 모질어지지 말라고 용서받지 못할 영혼이란 없는 거라고 노래한다지 춤을 춘다지'라는 가사로 제주 4.3 사건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효리가 낭송한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은 이종형 시집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에 게재돼 있다.

'바람의 집'은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 4월의 섬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 줄 봄 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4월의 섬 바람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뼛속에서 시작되는 것 /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가 바람의 집이었던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효리는 2013년 9월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한 뒤 제주도 애월읍 소길리에서 살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효리네 민박2'를 통해 제주에서의 일상을 공개했다.

루시드폴은 2014년 제주로 이주해 감귤 농장을 운영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