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가 TV로 생중계된다. 공익을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법원 설명이지만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3일 “공공의 이익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의 선고 생중계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법정 내 질서 유지를 위해 언론사 카메라가 아니라 법원 자체 카메라로 촬영해 외부에 송출하기로 했다.

1·2심 재판을 통틀어 첫 생중계 결정이다. 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순실 씨 선고 공판 때도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중계를 불허했다.

그러나 법원은 생중계를 원치 않는다는 이번 박 전 대통령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재판부에 생중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자필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피고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상당한 공익’이 인정되면 재판부 재량으로 생중계를 허용할 수 있다.

전례 없는 생중계 허용에 공익을 명분으로 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이 TV로 생중계된다고 해서 국민의 알 권리가 더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선고 과정을 대중에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재판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재경지법의 현직 법관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데 재판부가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