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권리 침해냐 vs 불가피한 상황이냐

6일 1심 선고

법정 구속기간 두 배 넘어 논란
무죄 추정의 원칙 훼손 지적도
오는 6일 1심이 선고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로 구속 기간 1년을 넘겼다. 미결수 상태로 구속 1년을 넘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대한 사건인데다 쟁점과 관련 피고가 많아서라는 게 법원과 검찰 주장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죄추정과 불구속수사라는 원칙을 무시해 피고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8개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선고공판을 연다. 지난 2월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결국 미결수로 구속 1년 넘긴 박근혜 前 대통령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받을 수 있는 최장 기간은 현행법상 6개월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의 공소제기 후 피고인에 대해 원칙적으로 2개월까지 구속이 가능하다. 구속 지속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2개월 단위로 두 차례 갱신할 수 있어 하나의 영장으로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하다.

그런데도 박 전 대통령이 미결수로 1년 넘게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은 법원이 새로운 혐의로 구속영장을 또 발부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6개월 구속 만료 기간인 지난해 10월16일까지 1심 재판이 마무리되기 힘들어지자 SK와 롯데그룹에 대한 제3자 뇌물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추가된 SK와 롯데 관련 혐의는 법정심리를 통해 이미 밝혀진 것이어서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세윤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은 영장 재발부가 결정된 직후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후 5개월째 출두 거부 중이다.

김 판사가 ‘과도한 재량권 행사’라는 논란을 감수하고 영장을 재발부한 것은 중형을 염두에 둔 결정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1년 이상 장기 미결수로 끌고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재판부가 수년 이상의 장기형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구속된 노태우·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도 모두 1심 재판 중 구속 기간이 연장됐고 결국 중형이 선고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가 6개월 뒤인 1996년 5월 반란, 내란 혐의가 추가돼 구속이 연장됐다. 12·12 사건으로 구속된 전 전 대통령 역시 기소 단계에서 추가된 5·18 사건과 비자금 사건으로 추가 구속영장이 나왔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265일, 전 전 대통령은 248일간 구속 상태로 1심을 진행해 각각 징역 22년6개월과 사형이 선고됐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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