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Fed 창설 모티브 제공… 존 피어몬트 모간
1907년 10월 미국에 경제 위기가 닥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주가지수는 전년 최고치 대비 50% 가까이 폭락했다. 은행과 기업이 줄줄이 파산했다. 미국 경제가 거의 붕괴될 지경에 이르렀을 때 당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은행가 존 피어몬트 모간 집에 은행장, 신탁회사 사장, 재무부 장관 등이 모였다.

모간의 지휘 아래 이들은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위기는 11월까지 이어졌다. 모간은 11월3일 새벽 120여 명의 금융가 사람을 자신의 서재에 가두고 열쇠를 숨겼다.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아무도 나갈 수 없다고 선언했다. 오전 4시45분 합의가 이뤄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회사들에 자금이 공급됐다.

이 사건은 1913년 미국 중앙은행(Fed) 창설로 이어진 계기가 됐다. 모간과 같은 개인에 의존해 위기를 수습한 것은 제도에 심각한 공백과 허점이 있기 때문이란 반성이 일었기 때문이다.

모간은 1837년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따라 일찍이 금융업에 뛰어들었는데, 돈을 버는 데 상당한 재능을 발휘했다. 탐욕스럽다는 비난도 들었지만 미국 산업 발달에 기여했다. 그는 토머스 에디슨에게 돈을 대주고 백열전구를 개발할 수 있게 했다. 지금의 제너럴일렉트릭(GE), US스틸 등이 모간을 통해 탄생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