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에 참가한 직업고 학생들이 29일 안내 책자를 한아름 들고 고졸인재 맞춤형 취업상담관을 둘러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18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에 참가한 직업고 학생들이 29일 안내 책자를 한아름 들고 고졸인재 맞춤형 취업상담관을 둘러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내 최대 고졸 취업박람회인 ‘2018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29일 폐막했다. 전국의 직업고 학생 및 교사 등 총 2만50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취업 정보에 목마른 지방 학생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행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남 영암전자과학고는 1박2일 일정을 잡고 3학년 학생 전체가 참가했다. 천안여자상업고는 올해 참가로 7년째 ‘개근’했다.

이틀째 만원, 뜨거운 열기

29일 고졸인재 잡콘서트 행사장은 전국에서 몰려든 학생, 교사로 이틀 연속 가득 찼다. 이충섭 천안여자상업고 교장은 3학년 학생 70명과 함께 고졸인재 잡콘서트를 찾았다. 이 교장은 “상업고 학생은 금융권 취업이 가장 큰 관심사라 우리은행 현장채용이 있어 새벽같이 올라왔다”며 “지방에서도 이런 고졸에 특화된 취업박람회가 열렸으면 한다”고 했다.

채용 정보를 컴퓨터로만 접할 뿐 인사 담당자들을 만나볼 기회가 적은 지방의 ‘고졸 인재’들은 잡콘서트에 거는 기대가 훨씬 크다. 전날에 이어 둘째날에도 행사장을 찾은 제주여자상업고 3학년 김주영 학생은 “제주도 직업고 학생들은 대기업에 가려면 면접 한 번 볼 때마다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잡콘서트는 취업 정보와 현장채용 기회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귀한 자리”라고 말했다.

영암전자과학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황기성 학생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그는 “게임 분야 취업을 준비 중”이라며 “이번에 게임업체 인사 담당자들 명함을 받아 놓은 게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상담 부스에서 서울디지텍고 게임콘텐츠학과에 다니는 동년배와 만나 연락처도 주고받았다. 박상춘 영암전자과학고 교사는 “올해 처음 3학년 전체가 1박2일 일정으로 인근에 숙소를 잡아두고 잡콘서트에 참여했다”며 “학생들이 여러 체험으로 강한 동기부여를 받아 눈이 반짝이더라”고 했다.

학생들 “평생학습의 중요성 깨달아”

고졸인재 잡콘서트가 마련한 특강과 체험 부스에 쏠리는 관심도 뜨거웠다. 사진 촬영 부스에는 이틀간 200여 명의 학생이 찾아 이력서용 사진을 찍었다. 부스 담당자는 “1시간에 10명 이상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며 “고등학생들은 이력서 사진이 처음이라 화장을 과하게 하는 실수를 하는데 그보다는 미소 연습을 많이 한 뒤 찍는 게 호감형 사진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배관설비 1호 명장으로 선정된 조성인 하이브리드시스템 명장이 ‘실천하는 열정’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중졸 출신으로 대기업 기술연수원장과 인사부장을 지낸 그는 “입사 때는 월급이 3만원이었지만 퇴사할 때는 억대 연봉을 받았다”며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학력을 믿고 노력하기를 멈추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입사 이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들은 고창여자고 3학년 김한송 학생은 “식품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자격증이 중요한데 오늘 강연을 듣고 많은 힘을 얻었다”며 “지치지 않고 노력해 한 분야의 명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박현희·전민제 인턴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