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전문가 이보형 마콜 사장 "社측도 '주고받기식' 벗어나야… 노조와 섬세한 소통 중요"
“노조와 대화할 때 주고받기식의 협상론적인 관점을 떠나 노조원의 감정까지 고려하는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위기관리 전문가인 이보형 마콜컨설팅그룹 사장(사진)은 29일 기자와 만나 한국GM사태와 관련해 “사측이 이해관계자 중 특히 노조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섬세하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사장은 과거 쌍용자동차 대량 해고 사태 대응을 위한 컨설팅 프로젝트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해고된 노동자들이 겪었던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며 “그들에게 사회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의견을 낸 이유”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국GM의 사례는 그때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대기업 노조에 대한 국민 정서가 좋지 않아 노조도 여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고, 사측도 협상론적인 관점만 고집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2000년 홍보대행사로 시작한 마콜은 지난해 마콜컨설팅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 사장은 “몇 년 전부터 마콜 매출 중 홍보보다 컨설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며 “그중에서도 산업 규제 관련 여론형성을 컨설팅하는 ‘PA(public affairs) 서비스’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창립 멤버인 이 사장은 정부와 기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맡아왔다.

그는 “2009년 보건복지부에서 신종플루 관련 위기관리 컨설팅을 맡은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신종플루가 빠르게 전염되면서 국민의 불안이 커지던 시기였다. 이 사장은 “이미 공포심이 커져 있는 국민에게는 예측 가능한 대책을 알려주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자극적인 감염사실보다 신약 개발 진척도 등에 초점을 맞춰 단계적으로 발표했다”고 회고했다.

정부 및 기업이 상황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분석을 위한 도구가 필요하다. 마콜컨설팅그룹은 2005년부터 ‘마스랩’이라는 연구소를 세워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분석도구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컨설팅 서비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