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조위, '모형선 실험 은폐' 선박플랜트연구소 고발 검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4년 전 세월호 침몰원인과 관련해 진행한 '자유항주 시험'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에 대해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세월호 선조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KRISO가 이달 21일 이후 입장을 번복해 선조위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선조위 특별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절차를 진행하고, 검찰 고발 및 수사요청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RISO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검경합동수사본부 의뢰로 세월호 침몰원인 조사를 위해 실제 세월호보다 42배 적은 모형선으로 사고 당시 운항 상황을 재현하는 '자유항주시험'을 했다.

시험을 통해 당시 침몰원인의 하나로 지목된 급변침(급격한 방향 선회)이 실제로 발생했는지를 따져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KRISO와 검찰은 자유항주 시험을 하고도 그 결과를 보고서에 넣지 않았다.

최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은폐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이런 의혹에 대해 지난 14일 설명자료를 내고 "시험에 사용된 데이터가 잘못됐다는 것을 나중에 발견했다.

이 경우 증거가치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증거로 쓰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조위는 자유항주 시험 은폐 의혹이 일자 이달 13일과 21일 KRISO를 찾아 1·2차 실지조사를 진행했다.

선조위에 따르면 1차 실지조사 당시 KRISO는 업무용 이메일, 합수부 자문단에 보고한 시뮬레이션 결과 등 자료 제출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KRISO는 1차 조사 후 자료 제출을 미루더니 2차 조사 후 "선조위에 일체 협조할 수 없다"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권영빈 선조위 1소위원장은 "KRISO는 실험 내용이 당초 침몰원인을 설명할 수 없어 실험 사실을 4년 동안 은폐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실험 결과와 합수부 논의과정에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