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에 참가한 직업고 학생들이 28일 한국가스공사의 블라인드 채용 공개 모의면접을 치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2018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에 참가한 직업고 학생들이 28일 한국가스공사의 블라인드 채용 공개 모의면접을 치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자기소개서에 약속을 완수하는 사람이라고 썼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볼래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 세 명과 함께 공모전에 나갔는데 저는 그때 자료조사를 맡았습니다. 마감을 맞추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자료를 조사한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28일 오후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 세미나장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의 블라인드 모의면접이다. 면접위원으로 참석한 손준성 한국가스공사 인사노무처 차장은 모의면접생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들여다보며 질문을 계속했다.

공기업은 지난해부터 블라인드 방식의 채용을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력서에 사진부착란을 없앴다. 출생연도 기입란도 삭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자소서에 개인 인적사항을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공기업이 블라인드 채용으로 바뀌면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커졌다. ‘부적합한 자소서’로 걸러지면 필기시험 기회조차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박지훈 한국전력공사 사업부 대리는 “‘ㅋㅋㅋ’ 같은 의미 없는 문자를 나열하거나 다른 자소서를 베낀 경우, 자소서 답변을 복사해 붙여넣기를 한 자소서는 바로 탈락시킨다”고 말했다.

면접도 완전 블라인드 방식이다. 면접 대상자는 면접 당일 새로운 면접대기 번호를 받는다. 한전은 면접용 유니폼을 지급해 부정채용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덕분에 한국남동발전에선 지난해 30대 신입사원이 나오기도 했다.

손준성 가스공사 차장은 “학교생활을 성실히 한 학생이 직장생활도 잘한다”며 “학창 시절 친구, 선배와의 갈등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5월 상반기 고졸채용을 할 예정이며, 남동발전은 하반기에 채용할 계획이다.

공태윤 기자/박현희 인턴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