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몰랐다… 경비원 해고"
서울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야간에 불이 났는데도 현관문을 쇠사슬로 잠가놔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2시40분께 삼성동에 있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기숙사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다. 학생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1층 현관문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건물 경비원에게 열어달라고 했지만 “큰 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열어주지 않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완강기로 연결되는 다른 비상구 통로까지 모두 잠겨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강제로 쇠사슬을 끊은 뒤에야 학생들은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 화재는 한 학생이 공용주방에서 달걀을 삶으려고 전기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뒀다가 잊고 그대로 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기가 많이 나 학생 상당수가 질식할 위험이 컸다. 경찰 관계자는 “어떻게 1층 현관을 쇠사슬로 잠가놓을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소방서는 학교 측 조치를 소방법 위반으로 판단해 시정조치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학교 측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야간에 기숙사를 오갈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경비원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해당 경비원은 해고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 학부모는 “정작 그 경비원은 학교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며 “학교 측 해명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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