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태 서울대병원 교수

건강위해 담배·술 끊으려면 눈에 보이지 않도록 치워야
[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백세] "건강검진 받을 때 검사만큼 상담과 관리 중요"

“건강검진의 목적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질환을 먼저 발견해 이로 인한 사망 등의 후유증을 줄이자는 것이다. 검진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검진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사진)는 “건강검진을 받을 때 검사만큼 중요한 것이 상담과 관리”라고 말했다. 건강검진으로 질환을 미리 찾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2013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1138만1295명에 이른다.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받는 건강검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건강검진이 진짜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도 많다. 권 교수는 “정기 건강검진은 꼭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인 세 명 중 한 명은 암으로, 또 다른 한 명은 심장이나 뇌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며 “암은 증상을 느낀 뒤 진단받으면 치료가 어렵고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도 발생한 뒤에는 사망률이 높다”고 했다. 건강검진으로 암을 초기에 진단하거나 고혈압 당뇨 등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해 관리하면 이들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기본 검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기본 검진은 평균적으로 발생 위험이 높은 질환군을 뽑은 것인데 실제 질환 위험은 생활습관이나 가족력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어떤 질환 위험이 있는지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족력이 있는 질환을 신경 쓰는 게 기본이고 흡연, 음주 등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위험질환이 다르다”고 했다.

평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폐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추가로 해보는 것이 좋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으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동맥 초음파 등을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을 받은 뒤에는 결과를 토대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부 건강검진기관에서는 검사 결과지를 우편으로 전송만 하고 별도 관리나 상담 등을 생략하기도 한다. 이는 검사받지 않은 것과 같다.

권 교수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토대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며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혈압은 높은데 약을 먹을 정도가 아니라면 술, 담배를 끊고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건강검진을 하기 전에 질환이 발견되면 바로 치료하고 사후관리를 할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서는 담배와 술을 끊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음식을 잘 챙겨 먹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약으로 담배를 끊기도 한다. 건강 수칙을 실천하면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건강검진을 받은 뒤 의사를 만나 잔소리를 듣는 것도 동기 부여에 도움된다. 권 교수는 “생활습관을 바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띄지 않게 집에서 치우는 것”이라며 “술, 담배를 끊고 싶고 살을 빼고 싶으면 술, 담배, 군것질거리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권 교수는 5~10년 안에는 건강검진도 맞춤 시대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카드 정보를 파악해 어떤 음식점에서 많이 쓰는지, 운동은 얼마나 하는지 등에 따라 개별화된 검진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패키지로 묶어 시행하는 검진이 사라지면 과잉검진이나 숙련된 의료진이 없는 검진기관을 찾아 생기는 오진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