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동 헬리녹스 사무실에서 라영환 대표(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샐리 맥코이 회장, 라제건 회장,  테드 가니오 사장, 아줄 쿠젠 담당, 트루디 허튼 담당이  미국 시장 개척에 힘을 모으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서울 한남동 헬리녹스 사무실에서 라영환 대표(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샐리 맥코이 회장, 라제건 회장, 테드 가니오 사장, 아줄 쿠젠 담당, 트루디 허튼 담당이 미국 시장 개척에 힘을 모으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낙훈 기자
미국 아웃도어업계 거물 인사들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현지 시장 개척에 팔을 걷고 나섰다. 헬리녹스는 세계 최대 아웃도어용품 시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법인(헬리녹스USA)을 설립하고 샐리 맥코이 회장, 테드 가니오 사장, 아줄 쿠젠 마케팅담당 임원, 트루디 허튼 영업담당 임원 등을 영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평균 30년 동안 미국 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베테랑이다. 맥코이 회장은 노스페이스 부사장과 텐트업체인 시에라디자인, 아웃도어용 백팩업체인 카멜백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노스페이스에서는 생산·영업·마케팅을 담당했고, 카멜백의 최고경영자 시절엔 기업가치를 5배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가니오 사장은 시에라디자인에서 일했다. 허튼 임원도 맥코이 회장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전문가다. 이들이 헬리녹스에 합류한 것은 한국과의 오랜 인연 및 헬리녹스 제품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맥코이 회장은 라제건 회장(라영환 헬리녹스 대표의 부친·63)과 20여 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가니오 사장도 시에라디자인에서 일하며 라제건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이 한국업체에 합류하자 현지에서 화제가 돼 미국 신문 몇 곳에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업무 협의차 회사를 찾은 맥코이 회장은 “사람 중심의 경영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점에서 헬리녹스와 신뢰가 쌓였다”며 “헬리녹스 제품은 혁신적이어서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하면서도 운반하기 쉬운 제품이라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데다 수요처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헬리녹스는 지난 30년간 세계 고급 텐트폴 시장을 선도해 온 동아알루미늄(대표 라제건)에서 2013년 독립한 업체다. 아웃도어체어인 ‘체어원’을 내놓는 등 히트상품을 제작해 지난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에 2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수출 비중은 80%가 넘는다. 이들 제품은 가벼우면서도 견고하고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국내외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다. 헬리녹스가 한정판으로 일본 디자이너와 협업한 야외용 탁자는 개당 20만원대에 출시되자마자 단시간에 품절된 뒤 일본 옥션에서 개당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라영환 대표는 “맥코이 회장과 함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전문가들은 헬리녹스가 미주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헬리녹스의 강점은 초경량 고강도 알루미늄 폴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동아알루미늄과의 협업”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