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된 커리큘럼이 없습니다. 경영진 요구에 맞춰 교육과정을 짜죠.”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장은 20일 “한양대 FIT(경영교육원)에선 더 이상 경영대 교수만 참여하는 출석 위주 기업 교육은 없다”고 말했다.

한양대 FIT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고경영자과정 등에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 기업인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한양대 FIT는 기업이 주문한 콘셉트에 맞춰 강의진을 섭외하고 커리큘럼을 짜는 프로그램을 지난해 초 마련했다. 1년 만에 현대엔지니어링, NH농협금융지주 등 주요 6개 기업이 참여했다. FIT에 참여하는 기업 임직원은 마지막 2주 동안 지도교수와 함께 본사 복귀 후 보고할 아이템을 만든다. 처음 FIT 과정을 이수한 서울교통공사는 총 7개 아이디어를 뽑아냈다. 회사로 돌아간 임원들은 이를 발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업에 적용한 뒤 성과를 사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기업에 교육과정을 전적으로 맞추다 보니 일반적인 기업 연수보다 실용적이라는 평가다. 예컨대 현대제철 교육과정엔 빅데이터 전문가가 참여할 계획이다. 최종 과제로 용광로에서 나온 주물을 식힐 때 어떤 조건에서 최적의 철강이 생산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장 학장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같은 교육과정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장 학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직접 다른 산업과의 협력을 돕는 코디네이터 역할도 맡을 계획이다. 장 학장은 “기업 개별 부서에서만 알고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 그룹 차원에서 기획을 펼칠 수 있도록 학습과정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