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바뀐 남북 관계 흐름을 타고 대형 로펌의 북한법 스터디가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늘거나 통일이 이뤄지면 폭증할 북한법 관련 자문 수요에 대비해서다.

20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주요 로펌은 노무현 정부 당시 활발했던 북한법 연구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오는 27일 ‘남북경협 추진 현황과 발전방향’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북한탈북민분과위원회에서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 및 전 개성공업지구 법무팀장을 지낸 전문가를 초대한다.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의 법적 준비에 관한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법무법인 광장의 통일법제팀도 활동을 대폭 늘렸다. 팀장인 권순엽 미국변호사는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임형섭 변호사는 학술단체 ‘모자이크코리아’와 연계해 한반도 통일 이후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연구하는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 플래닝’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광장은 외국 투자자의 ‘원산, 금강산 국제관광지대 내 합자회사 설립에 관한 자문 업무’를 비롯해 다수의 정부 용역 과제도 수행 중이다.

율촌도 북한법 관련 자문이 활발하다. 율촌의 각 전문팀과 연계해 ‘북한 투자 자산에 대한 손해 발생 시 보상 관련 자문’ ‘남북상사중재위원회의 중재 절차 관련 자문’ 등을 맡았다. 율촌은 1998년 현대아산, 현대상선의 금강산관광사업 등 북한 관련 프로젝트에 초기부터 참여해 자문을 담당했다.

세종의 남북경협팀은 조용준·이수현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 10여 명이 모여 북한 또는 남북경협에 관한 연구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시장경제화 과정에서의 법률적 문제와 대응방안’ 책자를 대법원 법원행정처 주관으로 발간했다.

화우는 오는 23일 ‘UN 제재 하의 남북교류협력’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통일법 및 남북교류협력법제에 대한 연구와 활동을 활발히 전개중이다. 특히 법무부 특수법령과(현 통일법무과) 출신 이병수 변호사를 중심으로 10명 규모의 남북경협 TF팀이 남북경제협력 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DMZ 세계평화공원 법제 구축 방안’과 개성공단 진출 기업 및 현대아산그룹에 대한 자문 경험도 있다.

지평은 북한 관련 분야의 전통 강호로 꼽힌다. 2000년 초반부터 북한팀을 구성해 활동했다. 팀장인 임성택 변호사는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위원, 개성공단법률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통일 법제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채희석 변호사는 북방경제위원회의 자문을 맡고 있다. 지평 북한팀 또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관련 자문 경험이 있다. 최근에도 북한법 관련 연구나 관련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지평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