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하는 나향욱 前교육부 정책기획관. / 사진=연합뉴스
복직하는 나향욱 前교육부 정책기획관. / 사진=연합뉴스
2년 전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파면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고위 공직자로서 해당 발언에 문제가 있지만 파면은 과하다는 취지인 만큼 나 전 기획관은 일단 교육부 복직 후 다시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 전 기획관이 1·2심에서 승소하자 교육부는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무부 국가 송무 상소심의위원회가 1·2심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고 불허’ 방침을 전해왔다. 교육부가 상고를 포기하고 기한인 2주가 지나 나 전 기획관이 승소를 확정지은 것이다.

나 전 기획관은 지난 2016년 7월 경향신문 기자들과 술을 곁들여 저녁 식사를 하다가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 등의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보도돼 논란을 일으켰다. 파문이 커지자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최고 수위 중징계인 파면을 결정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공무원 지위에서 해선 안 될 발언”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발언 경위 등을 감안하면 파면 조치는 지나치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나 전 기획관의 파면이 공식 취소되면 복직 후 중앙징계위에 재징계 의결을 요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나 전 기획관은 당시 공개된 녹취록에서 ‘민중은 개·돼지’ 발언은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며 공직자로서 얘기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자가 “개인적 생각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기자가 “생각이 변하지 않았느냐”며 해명 기회를 줬으나 “다음에 만나서 (얘기하겠다)”라고만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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