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왼쪽부터)과 김기현 울산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울산시 제공
이강덕 포항시장(왼쪽부터)과 김기현 울산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울산시 제공
울산시와 경북 경주·포항시 등 행정구역을 달리하는 세 도시 간 초광역 경제권 구축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는 15일 ‘울산~포항 에너지·원료 자원조사 및 교환망 구축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어 포항 철강공단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울산-포항 '에너지자원 교환망' 구축
시는 초광역 경제공동체인 해오름동맹 출범 2년째를 맞아 올 들어 세 개 도시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면서 특산물을 맛보는 관광협력활동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울산~포항 간 에너지 상생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기로 하는 등 세 도시 간 실질적인 경제협력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에너지 협력 용역을 맡은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는 포항제철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중 상품가치가 높은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울산 석유화학단지로 공급하면 경제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용역 결과 포항에서는 제철 공정 중 발생하는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대부분 현장에서 단순 연료로 재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석유화학공정에서 수소는 고급 휘발유 촉매와 수소연료전지의 에너지원, 일산화탄소는 초산과 폴리우레탄 제조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포항~울산 간 자원 교환망이 구축되면 부가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포항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로 공급하려면 약 70㎞의 파이프라인 구축이 필요하다. 사업비만 1100억원이 든다. 이동구 센터장은 “앞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경제성이 충분하며 온실가스 감축과 수소 사회 도래 등 글로벌 에너지정책 변화에 따른 수요 변화가 이 사업의 실현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도시는 2016년 6월 울산~경주~포항을 최단거리로 잇는 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을 계기로 인구 200만 명, 경제규모 95조원의 메가시티 건설을 목표로 해오름동맹을 결성했다. 2030년 ‘황금의 삼각 대도시권 구현(golden delta metropolis)’을 비전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광역 클러스터와 행정 거버넌스 구축, 환동해경제권 거점도시 실현과 동해남부선 신관광벨트 구축 등 64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제·관광 분야에서는 미래형 자동차산업 육성, 가속기·게놈 기반 연구개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해오름 그린웨이 구축, 형산강 상생로드, 서울~경주~울산~김해신공항 간 고속열차 운행, 북극해 연안지역 간 연계 협력체제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친환경 전지, 탄소자원화 공동협력 클러스터, 3차원(3D) 프린팅 소재 개발, 로봇 융복합산업, 드론 및 무인선 기술 개발 등에도 상호협력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 포항 경주는 소재(포항)-부품(경주)-최종재(울산)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단순한 도시 간 교류를 뛰어넘는 실질적인 연계와 협력사업으로 메가시티를 건설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