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전형서 임의 가점…인적성검사 부적합 판정자 재검사 특혜 제공
대표이사 등 2명 기소의견 송치…신사옥 건설 관련 의혹은 무혐의
경찰 "홈앤쇼핑 10명 채용비리… 중기중앙회 임원이 청탁도"
중소기업 전문 TV 홈쇼핑 홈앤쇼핑이 사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응시자에게 임의로 가점을 주는 등 채용비리를 저질렀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대표이사가 이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홈앤쇼핑 공채 과정에 개입해 일부 지원자를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이사와 당시 인사팀장 여모씨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15일 밝혔다.

강 대표이사 등은 2011년 10월과 2013년 12월 홈앤쇼핑 1·2기 공채를 진행하면서 서류전형 심사에 임의로 가점을 주거나 인·적성검사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수법으로 10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홈앤쇼핑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임원 등이 강 대표이사에게 특정 응시자를 거론하며 "잘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청탁했고, 강 대표이사가 이같은 청탁을 채용 과정에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부정 채용된 10명은 1기 3명, 2기 7명이다.

이들은 애초 서류전형 단계에서 합격선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으나 '중소기업 우대'와 '인사조정' 항목으로 가점 10∼20점을 받아 최종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홈앤쇼핑은 1기 채용에서는 채용공고 당시 공지되지 않은 '중소기업 우대' 가점 항목을 임의로 만들어 청탁 대상자에게 적용했다.

2기 채용에서는 '중소기업 우대' 항목은 사전 공지했으나 '인사조정' 가점 항목을 추가로 만들어 대상자들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항목은 채용공고 단계에서 공지되지 않은 것은 물론, 명확한 심사 기준과 증빙서류 제출 절차도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홈앤쇼핑 1기 공채는 75명 모집에 879명이 몰려 경쟁률 11.7대 1을, 2기는 27명 모집에 3천718명이 지원해 경쟁률 137.7대 1을 보였다.

경찰은 부정채용 대상자 중 6명에 대해 중기중앙회 임원들의 사전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중기중앙회 전·현직 임원을 아버지로 둔 것으로 드러났다.

가점 20점을 받고서야 턱걸이로 합격한 응시지도 있었다.

3명은 인·적성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재검사를 거치는 특혜를 받아 결국 면접을 거쳐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 대표이사 등은 경찰에서 "지인 등으로부터 추천받아 인사 재량권 범위에서 가점을 줬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채용을 청탁한 중기중앙회 임원들에 대해서는 대가성이나 금전거래 등이 확인되지 않아 수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자 홈앤쇼핑 설립 초기 사외이사였던 이모 변호사의 처조카 채용 청탁 의혹도 조사했으나 정상적인 경력채용으로 파악돼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 대표이사가 2014년 12월 신사옥 시공사 입찰 과정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삼성물산보다 174억원 낮은 입찰가를 써낸 대림산업을 떨어뜨린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수사했지만 혐의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품질 하한선을 정한 최저가 입찰제에 따라 삼성물산이 공사를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