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조사를 받고 난 뒤 그의 측근들과 친인척에 대한 사법 처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로부터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범죄 혐의와 연루되거나 수사받고 있는 측근이 20명을 웃돈다. 친인척 중에서는 부인인 김윤옥 여사를 시작으로 아들 이시형 씨,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과 작은형 이상득 전 의원, 조카 이동형·김동혁 씨,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
MB 가족·친인척·측근 20여명도 줄줄이 수사선상에
검찰이 이달 초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을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소환해 수사한 것도 이 전 의원과 이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밝히기 위해서다. 김 전 의원이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기 위해 이 전 대통령 측에 공천 헌금을 건넸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김 여사는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이 1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하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이 중 이동형 다스 부회장은 고철사업체로부터 리베이트 6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07년 대선을 전후로 이 전 대통령이 민간 부문에서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친인척과 측근들을 아우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씨를 비롯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 회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 등이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이 전달한 22억여원과 손모 ABC상사 회장이 전달한 2억원, 대보그룹이 제공한 수억원을 직접 받거나 김백준 전 기획관 등 자금관리인에게 넘기는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김 전 기획관은 김진모 전 비서관과 함께 구속돼 14일 첫 공판을 치렀다. 그는 “제 잘못으로 물의를 빚고 이렇게 구속돼 법정에 서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여생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도 불구속 기소를 앞두고 있다. 특활비를 받은 박재완 전 정무수석, 돈을 건넨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도 추가 기소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전 대통령의 자금관리인 이영배 금강 대표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도 구속 상태다.

고윤상/이상엽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