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낮은 처벌 받을 것 뻔해"…경찰 수사 비협조
솜방망이 처벌에 움츠러든 미투… 음지로 숨은 피해 여성
'미투(#Me too)' 운동에 동참한 한 여성이 가해 남성이 받을 낮은 처벌을 우려해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4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성범죄 피해 여성 A씨는 "수사를 더 진행해봤자 가해자는 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성을 추행한 범죄자가 받은 처벌은 기껏해야 벌금에 그쳤다.

친고죄 폐지 전에 당한 성범죄는 처벌조차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렵게 미투에 동참했지만, 예전 일을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앞으로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A씨는 지난 1일 전북 한 대학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권단체 전 대표 B씨로부터 당한 성범죄를 고백했다.

그는 2013년 4월부터 B씨가 갑자기 손을 잡고 야한 농담을 하는 등 여러 차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B씨가 이를 부인하면) 당시 상황을 기록한 다이어리와 문자메시지, 통화녹음 등을 공개하겠다"며 강한 진실규명 의지를 밝혔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거부한 A씨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B씨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씨에게 당한 성추행은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되기 두 달 전인 2013년 4월에 발생해 처벌이 가능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B씨가 친고죄 폐지 이후에도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