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오는 9월 사대문 안(녹색교통진흥지역)을 통과하는 노선에 전기버스 30대를 시범운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우선 30대가 투입되지만 2025년까지 3000대로 늘릴 방침이다. 서울 시내버스 10대 중 4대가 전기차로 바뀌는 셈이다. 공해를 내뿜지 않는 전기버스를 늘려 미세먼지나 산성비 등 환경 오염 요소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1조원짜리 프로젝트인 만큼 정책 효율을 두고 공방도 예상된다.
9월부터 서울 도심 '전기차 시내버스' 달린다
◆2025년 서울 버스 10대 중 4대는 전기차

서울시는 2025년까지 전기버스 3000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는 7400여 대로 이 중 약 40.5%를 전기버스로 바꾼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14일 전기버스 제작사와 버스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전기시내버스 도입 설명회’를 연다.

전기버스가 늘어나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클 것이란 게 서울시의 기대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는 모두 압축천연가스(CNG)버스다. CNG버스는 경유버스보다 친환경적이지만 여전히 초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녹스·NOx)을 배출한다.

‘전기버스 프로젝트’ 관련 예산은 1조원에 달한다. 우선 전기버스 구매 지원금으로만 8820억여원이 투입된다. 전기버스 가격은 대당 4억~5억원인데 국비 1억원과 시비 1억9400만원 등 총 2억9400만원이 지원금으로 지급된다. 전기버스 충전 시설 마련에는 시비 총 450억여원이 투입된다. 충전시설 설치 지원금은 대당 최대 5000만원이다. 버스 10대에 2~3대의 충전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600~900대의 충전시설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입되는 전기차 후보는 환경부 인증을 받은 9종이다.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가장 긴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다. 일렉시티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9.2㎞다. 한 번 충전으로 서울~대전(약 161㎞)을 왕복 운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어 우진산전의 APOLLO(200.7㎞), 에디슨모터스의 eFIBIRD(178.2㎞)가 뒤를 잇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명회 등을 거쳐 복수의 회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은 10대 중 2~3대가 이미 전기버스

기술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가 전기버스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부터 2016년 말까지 남산을 오르내리는 전기차 순환버스가 운행됐다. 그러나 이 버스는 고장이 잦은 데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 필요한 구동력이 약해 6년 만에 운행이 중단됐다.

예산이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인 데 비해 검증이 덜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노병춘 서울시 버스정책팀장은 “지금은 남산 전기차 순환버스가 도입될 당시보다 배터리 기술이 훨씬 발전했다”며 “전기차는 급행버스 빨간색, 간선버스 파란색, 지선버스 녹색으로 구분되는 기존 시내버스와 디자인도 다르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전기버스 투입이 걸음마 단계이지만 중국은 한참 앞서나갔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린 까닭에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쉽게 전기버스를 발견할 수 있다. 상하이시는 버스 10대 중 2~3대가 전기버스다. 상하이시는 앞으로 3년 내에 전기버스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