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택시에 이어 지하철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 요금이 오르면 환승체계에 포함된 버스요금도 오를 전망이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2017~2021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공사는 내년에 지하철 기본요금을 2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했다. 성인 기준 1250원인 지하철 기본요금을 1450원으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적자 부담이 커져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고령화로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만 65세 이상 승객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낡은 전동차를 교체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는 것도 요금 인상 배경이다. 공사의 2016년 당기순손실은 3850억여원에 달했다.

지하철 요금이 마지막으로 오른 건 2015년 6월27일이다. 당시 1050원이던 요금이 1250원으로 200원(약 19%) 올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7년에는 800원이던 요금이 900원으로 약 12.5% 올랐고, 2012년에는 1050원으로 약 16.6% 인상됐다. 3~5년마다 오른 셈이다.

지하철 요금 인상은 가계에 큰 부담을 주는 만큼 6·13 지방선거 이후 본격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변수도 있다. 만 65세 이상 승객의 무임승차 비용을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중앙정부가 보전하도록 하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자체의 보전 부담이 줄면 인상 요인은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지하철 요금 인상과 함께 버스 요금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승할인 시스템이 적용되는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그동안 동시에 인상돼왔다. 인상폭도 비슷했다. 800원이던 서울 버스 요금은 2007년 900원, 2012년 1050원, 2015년 1200원으로 올랐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인상 논의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면서도 “버스 재정적자도 연 2500억~3000억원으로 만만치 않아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최대 4500원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택시 요금은 2013년 10월 인상된 이후 5년째 묶여 있다. 인상 시기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