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중앙대에서 열린 한경 ‘워라밸 잡콘서트’에서 참여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구직자들에게 입사조언을 해주고 있다. 한경DB
지난달 27일 중앙대에서 열린 한경 ‘워라밸 잡콘서트’에서 참여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구직자들에게 입사조언을 해주고 있다. 한경DB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동행이다. 회사와 직원이 같은 방향을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도록 돕고, 직원들은 높은 생산성으로 회사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달 27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제1회 워라밸 잡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35 근로시간’을 도입한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 올해부터 자율좌석제를 시행 중인 롯데마트, 스펙·징벌·상대평가·정년을 없앤 4무(無) 정책으로 유명한 마이다스아이티, 2주 결혼휴가와 우아한 학부모 휴가 등을 시행 중인 배달의민족,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메디톡스 등 5개 기업이 참여했다.
[한경 '워라벨 잡콘서트'] '週 35시간 근무' 이마트·'자율좌석' 롯데마트… "워라밸은 동행"
◆주35시간 근로·자율좌석제

‘2018 한경 워라밸 잡콘서트’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됐다. 오전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인사담당자와 신입사원이 나와 자사의 워라밸 프로그램과 채용제도를 소개했다.

이마트는 올해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오후 5시 정시퇴근을 위해 30분 전부터 개인컴퓨터(PC) 셧다운제를 시행 중이다. 업무가 밀려 컴퓨터 사용을 연장하려면 해당 부서 임원 결재가 필요한 기안을 올려야 한다. 배광수 인재개발팀장은 “PC셧다운제로 인해 지난해 12월 32%에 달했던 야근율이 이달 초에는 0.3%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마트는 집중근무 시간제를 도입했다. 오전에는 10시~11시30분까지, 오후에는 2~4시까지는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 시간에는 흡연실도 폐쇄한다.

임원회의 시간도 단축시켰다.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열려 2시간 이상 지속됐던 임원회의는 1월부터 오전 9시에 시작해 한 시간 내 끝내도록 하고 있다. 임원의 하루 일정도 전 직원이 확인할 수 있어 보고와 결재를 위한 대기시간을 대폭 줄였다.

롯데마트는 전 직원 자율좌석제를 통한 스마트 오피스를 실현 중이다. 사무실은 카페처럼 꾸몄고 개인 노트북과 사무용품은 개인 사물함에 넣고 다닌다. 직원들은 출근하는 순서대로 자기가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을 하게 된다. 곽진우 롯데마트 소통혁신팀 책임은 “직원들의 자리가 매일 달라져 팀장이 어디에 앉았는지 매일 확인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워킹맘을 위한 시차출근제도 시행 중이다. 퇴근은 오후 6시30분이다. 매일 강제소등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되찾아 주고 있다.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서 남성육아휴직제도를 실시 중이다. 곽 책임은 “롯데마트의 워라밸로 직원들의 얼굴표정이 밝아졌다”고 소개했다.

◆월요일 오후 출근… 대학 학자금 지원

오후에는 마이다스아이티·우아한형제들·메디톡스 등 3개 기업이 각 사의 워라밸 제도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 무료 점심을 제공한 마이다스아이티는 이형우 대표가 참석해 ‘성공의 문을 여는 열쇠’란 주제특강을 했다.

‘배달의민족’ 브랜드로 알려진 우아한형제들의 복지철학은 ‘행복은 관계에서 온다’이다. 직원을 ‘관리’가 아닌 ‘관심’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직원들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두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은 1개월의 특별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월요일은 아이들을 챙기고 오후에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가족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심지어 양가부모님 생일에도 오후 4시에 퇴근이 가능하다. 자녀의 입학, 졸업, 발표회 때는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참석할 수 있도록 ‘학부모 특별휴가’를 준다. 어린이날 앞뒤로 5월4일 또는 6일에 하루를 더 쉴 수 있다. 결혼휴가는 2주를 제공하고 아내가 출산한 경우 남자 직원에게 2주간의 기쁨 휴가를 준다. 박세헌 우아한형제들 인사지원실장은 “이렇게 많은 복지혜택을 주고도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모델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평범한 사람이 모여 비범한 가치를 낼 수 있는 곳이 배달의민족”이라고 강조했다.

메디톡스는 헬스·요가 전문가를 고용해 직원들에게 맞춤형 1 대 1 트레이닝을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제약 기업답게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자기계발을 위한 골프레슨, 악기수강비도 지원하고 있다. 워킹맘뿐 아니라 학업 중인 직원에게는 탄력근무를 허용하고 있으며, 대학(원)을 다니는 직원에게는 학자금도 대준다. 재충전 시간도 넉넉하다. 여름휴가는 연차와 별도로 제공하며, 매년 5일간의 재충전 휴가도 있다. 김호준 메디톡스 인사팀 차장은 “올해 다섯 번의 샌드위치데이가 있는데 이때도 연차를 사용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도 대부분 워라밸을 중요한 입사기준으로 두고 있었다. 김지영 씨(25)는 “일에 치여 퇴사하는 선배들을 보며 워라밸의 중요성을 절감하던 차에 이번 행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이도희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