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해줬더니 강남 알짜병원 가로챈 '간 큰' 의사
의사가 계약서를 위조해 자신이 근무하던 서울 강남의 알짜 안과병원을 가로채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4일 서울중앙지검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안과 의사 최모씨(54)는 계약서를 위조해 자신이 병원을 넘겨받은 것처럼 속인 혐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로 기소됐다.

최씨는 2016년 4월30일 자신이 동업해 일하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S병원을 유모씨(56)에게서 5억5000만원에 양수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사업포괄 양도양수 계약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위조된 계약서를 지난해 6월 직원들에게 내보이며 자신이 유씨에게서 병원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는 위조한 계약서를 내세워 지난해 6월 유씨를 병원에서 쫓아내고, 도리어 “병원 돈을 횡령하고 업무를 방해한다”며 유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자신이 지난달 말 계약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되자 고소를 취하하고 병원도 폐업했다.

유씨는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진 병원을 양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4월 기준 영업가치가 47억5000만원이라는 공인회계사의 평가의견서를 제시했다. 불과 5억5000만원에 병원을 넘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씨는 폐업한 병원 대신 인근에 다른 병원을 개업한다고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환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최씨가 기존 병원에 있던 의료장비와 환자 명부도 모두 빼내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씨는 횡령과 무고 등 혐의로 최씨를 추가 고소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