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독거노인의 아들 행세를 하며 할머니의 전 재산 3500만원을 가로 챈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다가구 주택 이웃집에 거주하는 치매 할머니에 접근해 18차례에 걸쳐 재산 2500만원과 기초생활수급비 1000만원을 편취한 A씨를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무직인 A씨는 2009년부터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다가구 주택에서 거주하며 아랫집에 살고 있는 할머니(85세)와 평소 알고 지냈다. 할머니가 친인척과 왕래가 없는 독거노인인 것도 확인했다.

A씨는 2016년 8월경 할머니가 평소와 다르게 혼잣말을 하거나 공과금 납부 방식을 잊는 등 기억력과 판단력이 낮아진 것을 눈치챘다. 마침 할머니가 기초생활수급비가 입금되는 통장의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자 비밀번호 재발급 명목으로 은행에 동행했다. 은행에 도착한 A씨는 아들 행세로 은행 직원을 속이고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피의자는 재발급된 비밀번호를 이용, 2016년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18차례에 걸쳐 통장에서 할머니의 재산 2500만원을 현금 출금했다. 경찰은 A씨가 성인오락실에서 유흥비로 탕진하고, 매달 들어오는 기초생활수급금도 자신의 생활비로 사용한 것도 확인했다.

남동서 관계자는 “피해자가 치매질환자, 독거노인, 피의자가 이웃집에 살고 있는 점 등 보복피해 등이 우려되어 관할 동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와 협조해 안전장소에 보호조치 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