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한국의 ‘인구 정점’ 시기도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5년 안에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8일 “출산율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며 “인구 정점이 당초 예상한 2031년에서 2027년으로 4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출산율, 최악의 시나리오"… 인구 정점 2031년→2027년
통계청은 2016년 발표한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인구 정점을 2031년으로 예상했다. 2015년 5101만 명에서 2031년 5296만 명까지 증가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2065년에는 1990년 수준인 4302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출산율이 최고 수준(고위), 중간 수준(중위), 최저 수준(저위) 중 중간 수준일 때를 가정한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율이 저위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인구 정점이 2031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 여기에 기대수명이 떨어지고 국내로 유입되는 이민이 적으면 인구 정점은 2023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인구 전망은 장래인구추계 때보다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 때 예상한 2017년 합계출산율은 중위 기준 1.2명, 저위 기준 1.14명이었지만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저위 추계보다 0.09명이 적었다. 통계청이 2015~2065년 중 연간 최저 수준으로 예상한 수치(1.07명)보다 낮다.

인구 감소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2만5000명, 사망자 수는 2만6900명으로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 인구가 자연 감소(1900명)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연간 기준으로도 인구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인구 감소가 본격적인 인구 감소 신호탄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12월에는 통상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반면 한파 등으로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