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극단 번작이 해군 성폭력 예방 영화 '낙서' 촬영"
체포된 조 대표 혐의 부인 "서로 호감 있었다"


미성년 단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후 경찰에 체포된 경남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 조모(50) 씨가 혐의를 부인했다.

조 씨는 체포 당일인 26일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성폭행 등 혐의에 대해 "서로 호감이 있었을 뿐, 강제적으로 한 건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당시 미성년자이던 10대 여자 단원 2명을 수 차례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성폭행 당했을 당시 단원들 나이는 16세, 18세였다.

피해자 중 1명은 조 씨가 성폭행 당시 동영상 촬영까지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간·추행 사건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이 된 시점으로부터 10년이어서 두 건 모두 수사 진행이 가능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극단 대표로 있던 조 씨가 위계에 의해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이르면 27일 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전날 확보한 조 씨 휴대전화와 극단 명부 등을 토대로 피해자가 더 있는지, 피해자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조 씨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은 이달 중순 피해자 1명이 SNS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불거졌다.

현재 조 씨뿐만 아니라 극단의 다른 단원도 후배 단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SNS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조 씨는 2004년부터 김해 일대 중학교에서 방과후학교 강사로 활동한 사실도 드러나 교육당국이 현재 조 씨의 수업 시기·내용 등을 살펴 부적절한 언행은 없었는지 확인 중이다.

한편 경남시민주권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자들이 학교 연극부를 통해 번작이에서 활동한 데다 극단 번작이가 김해시 청소년연극제 사업을 몇 차례 진행한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미성년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시 학생 인솔 의무를 지닌 지도 교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단 번작이가 2016년에는 해군 성폭력 예방 영화 '낙서'를 촬영하기도 했다"며 "조 대표의 이중성에 치를 떨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미성년 성폭행' 극단 대표 성폭력 예방영화 찍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