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수도권]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의 길은 '광역서울도'에서 찾아야"
경기도에서는 새해부터 ‘광역서울도’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광역서울도는 국가경쟁력 전반을 견인할 초강대도시 육성을 위해 전국을 5대 대도시권으로 새롭게 재편하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수도권 규제 혁신을 통해 뉴욕, 런던 등 글로벌 대도시와 경쟁해야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의 길로 갈 수 있다며 제안했다.

남 지사는 지난 6일 “뇌사에 빠진 것처럼 경쟁력을 잃고 있는 수도권을 다시 뛰게 하고 정체된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혁파와 광역서울도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역대도시권의 모범사례로 평가되는 일본 도쿄와 가나가와현 방문 직후 이 같은 발언으로 광역서울도 추진 필요성을 주장했다.

◆왜 광역서울도인가?

[도약하는 수도권]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의 길은 '광역서울도'에서 찾아야"
광역서울도는 전국을 5대 광역대도시권으로 재편하자는 것이다. 서울권은 서울·경기·인천, 대전권은 대전·세종·공주·청주, 광주권은 광주·전주·목포, 부산권은 부산·울산·경주, 대구권은 대구·구미·포항·안동 권역으로 묶는다.

경기지역 정가와 경제계 일각에서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투자 유치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는 공장입지 규제, 팔당상수원보호 규제 등 이중 삼중 규제에 묶여 자본, 인력, 토지 등 생산요소가 막혀 있다. 경기도는 최근 3년간 전국 일자리의 50.2%를 창출했다. 현재는 각종 규제로 수도권 기업들이 지방이 아니라 외국으로 나가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규제로 2012년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세계 8위에서 2017년에는 4계단 하락한 1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광역대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는 뉴욕, 런던, 파리, 도쿄는 나란히 1위에서 4위를 유지했다.

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대도시의 공통적인 특징은 광역대도시권 형성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도시전문가도 광역대도시권 형성이 주택 등 수도권이 직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광역대도시권이 형성돼 광역도시행정으로 전환되면 주택, 교통, 상하수도, 교육, 환경 등의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전문가들은 행정구역이 달라 발생하는 수도권 매립지, 화장장, 상수원 문제 등 도시시설 적정 배치와 인구 수용, 사업 입지 선정 등의 갈등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수도권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 일본은?

일본은 2014년 도쿄도 등 전국에 6개 광역대도시권을 형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쿄도는 국가전략특구 조성 및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완화하는 ‘그레이 존 해소제도’를 도입해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도쿄도 광역대도시권은 국가전략특구 조성과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쿄역 문화재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적률을 1990%까지 완화했다. 도쿄역 주변에는 ‘아시아 핵쿼터 존’이 형성돼 아시아권 본부가 있는 기관과 기업체가 들어서 글로벌 경쟁 체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일본은 1991년 버블경제가 붕괴하며 경기침체가 시작됐고 1998년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지난 20년간 장기 불황에 빠졌다. 2002년부터 규제개혁을 기초로 한 광역대도시를 형성해 ‘잃어버린 20년’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지난해 도시경쟁력 4위를 기록했다.

남 지사는 지난 5일 도쿄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도쿄권의 현재를 보면서 광역서울도의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며 “광역서울도가 동북아 경제수도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도시권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