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옴부즈만에 위촉된 박주봉 케이씨·대주 회장
“30년 기업을 경험하면서 많은 규제를 겪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으로 중소기업 편에 서는 옴부즈만이 되겠습니다.”

신임 중소기업옴부즈만에 위촉된 박주봉 케이씨·대주 회장(사진)은 26일 “중소기업을 위한 효율적인 지원과 규제 혁파에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소기업옴부즈만은 중소·중견기업에 영향을 주는 규제와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기 위한 개선안을 정부에 전달하는 차관급 직책이다. 국무총리가 위촉하는 독립적 정부 기관이다. 박 회장은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1대), 김문겸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2·3대)에 이어 앞으로 3년간 옴부즈만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박 옴부즈만은 오랜 기간 기업을 경영하며 부딪쳐온 규제들을 개선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장을 증축하면 고용이 늘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가경쟁력도 개선된다”며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조례 및 수도권 규제 등으로 공장 증축을 하는 데 여러 번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조명을 켜는 대신 천장에 창문을 내면 낮에는 햇빛이 들어 전기료를 줄일 수 있는데도 창문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시 조례의 규제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기업 편에서 규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데도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옴부즈만은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임금 인상으로 원가 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라며 “기업이 부담하는 환경분담금 또는 교통분담금 등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지원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청년 실업과 중장년 실업 모두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은퇴 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 또한 앞으로 30년은 더 생활해야 하는데 단순히 자식에게 신세를 지거나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렵다”며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식이 아니라 청년과 중장년 일자리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옴부즈만은 처음 사업을 시작한 1980년대에 비해 사업 환경이 오히려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는 열심히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남아 있는 틈새시장도 줄어들고 좁아져 환경에 빨리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며 “스마트공장 도입 등 중소·중견기업이 신기술을 도입하기 쉽도록 지원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박 옴부즈만은 1988년 대주개발을 설립했으며 케이씨·대주 회장을 맡고 있다. 그룹의 2016년 매출 규모는 4488억원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중소기업사회공헌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