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 "한국연극 이번 사태로 리셋되고 있다"
이윤택 성추행 최초폭로자 "한국사회 만연했던 문제 제기한 것"
연극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사실을 처음 폭로한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26일 최근 연극계 성폭력 폭로 사태에 대해 "한국사회에 만연했던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6일 오후 서울시극단의 '플레이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가 열린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거기에 더욱더 취약했던 예술계가 더욱 뜨겁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성들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플레이 온 창작플랫폼'을 통해 소개되는 신진 극작가 4편의 작품 중 김경민 작가의 '너와 피아노' 연출자 자격으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가 '플레이 온 창작플랫폼' 제작발표회임을 고려해 연극계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는 20대였고 지금은 40대인데 20대 시절에는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 '내가 많이 잘못하고 있나보다' 연극하며 갈등이 많았다"면서 "'나의 문제는 아니었을 거다', '구조가 잘못됐을 거야', '그걸 같이 공유하고 이야기해보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십몇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그걸 이번 작품에 담아내는 것은 어렵지만 끊임없이 그 질문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며 "이 모든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앞으로의 행보도 저 스스로 아직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저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배우, 스태프, 관계자들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며 "지금 현재로써는 (작품 안에서) 어떻게 풀겠다는 말은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김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윤택 연출의 성추행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이후 이윤택 연출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랐고 연극계 '미투' 운동이 확산했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은 "(이번 일로) 연극의 민낯이 까발려졌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한국 연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리셋(reset)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윤택 성추행 최초폭로자 "한국사회 만연했던 문제 제기한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