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성 티포엘 대표가 경북 경산 본사에서 대형 브레이딩기와 로봇이 탄소섬유로 구조체를 제조하는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천진성 티포엘 대표가 경북 경산 본사에서 대형 브레이딩기와 로봇이 탄소섬유로 구조체를 제조하는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탄소소재 복합재 분야에 매진해온 경북 경산의 티포엘(대표 천진성)이 탄소소재를 활용한 자동차 부품과 로봇융합 장비를 개발해 탄소산업계의 강소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JEC세계복합재전시회에 다이텍연구원, 효림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자동차의 프로펠러 샤프트를 출품해 혁신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JEC전시회에서도 혁신상을 수상했다. 혁신상을 받은 기술은 로봇과 브레이딩(braiding)을 융합한 첨단기술이다. 브레이딩은 탄소섬유를 2차원, 3차원으로 합사하는 기술이다.

첨단소재 분야 국제무대에서 티포엘이 떠오른 것은 천 대표가 미래소재 분야에 도전해 10여 년간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탄소섬유와 복합소재로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고 로봇을 활용한 첨단브레이딩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은 국내에서 티포엘 한 곳뿐이다.

천 대표는 2001년 대학원을 다니며 창업했다. 섬유공학을 전공한 그는 섬유기계 분야 자동화기기 사업을 하다 2006년부터 탄소섬유를 활용한 부품 제조 및 장비 개발에 뛰어들었다. 천 대표는 “동기들이 대기업에서 잘나갈 때는 부럽기도 했지만 자동차와 항공기 등 산업재, 섬유와 자전거 등 소비재, 레저 분야에서 탄소소재가 각광받는 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확신했다”며 “미래를 위해 번 돈은 모두 재투자했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금속소재를 탄소소재로 바꾸기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재가 바뀌면 관련된 모든 물성 설계가 바뀐다”며 “10년간의 연구로 글로벌 기업이 보유한 탄소복합재산업의 비밀을 하나씩 터득했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우선 탄소섬유를 이용한 자전거 프레임인 탄소튜브구조체 개발에 도전했다. 고난도 기술로 자전거 프레임을 제조하면 웬만한 부품도 생산 가능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다. 티포엘은 자전거 프레임 개발에 성공하자 다른 자동차 부품과 방위산업, 항공장비 등 고난도 제품도 생산에 나서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라일랍스(Lailaps)라는 탄소소재 자전거 브랜드도 출시해 올해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다. 고가의 자전거를 수리하는 리폼 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천 대표는 브레이딩 기술에 로봇을 융합했다. 로봇 브레이딩은 항공기 핵심 구조체 제조에 적용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다양한 3차원 구조체를 자동 생산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의뢰한 발사체 노즐에 사용되는 정밀부품을 개발해 장비 개발 부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티포엘은 탄소시장이 확대되고 장비 주문이 늘어 올해는 7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천 대표는 “올해 경산 4산업단지에 80억원을 들여 짓고 있는 연면적 1만6500㎡의 공장으로 이전한다”며 “5년 내 매출 500억원 규모의 탄소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