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성폭력 예술인' 임용·지원 배제 강화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미투' 움직임에 대응해 성폭력 의혹이 있는 예술인의 보직 임용을 막고 지원 배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예술계 성폭력 문제는 피해자가 잘 드러나지 않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공직이나 공공기관 직원 임용, 창작 활동 지원 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을 거를 수 있도록 경력을 잘 살피고 평판을 조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리에 한 번이라도 연루되면 자격을 박탈하는 체육계의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자율성이 보장되는 문화예술계에 도입할 수 있는지는 기술적으로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예술계 성폭력을 방지할 방안을 착실하게 하나하나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연극계 거장 이윤택 연출은 2004∼2005년, 오태석 연출은 2006∼2008년 각각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지냈다.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고은 시인은 지난해 문체부 소속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주최한 아시아문학페스티벌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 관계자는 미투의 확산 속도와 비교하면 문체부 대응이 늦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1월부터 여성단체와 성폭력 문제를 논의하고, 시범 실태조사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20일 분야별 성폭력 신고센터를 신설하고, 문화예술·영화·출판·대중문화산업 및 체육으로 분야를 나눠 성폭력 피해 실태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신고센터에 성폭력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 심리상담과 법률 자문 등을 할 것"이라며 "문화예술계 성폭력 피해자를 법적으로 도울 수 있는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술인 지원사업을 벌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미투 운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예술인 문제에 대해서는 빠르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